뷰티칼럼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망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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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95회 작성일 19-09-2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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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살롱 드 메이페이 대표 이지선 살롱 드 메이페이 대표

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의 주인공 고양이 푸스의 눈망울은 찬탄을 자아낼 만큼 사랑스럽다. 만약 어떤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고 그런 눈망울로 나를 바라본다면, 꾸중하려던 마음이 나도 모르게 사라질 것만 같다.

아름다운 외모가 강한 경쟁력이자 권력이 되는 경우는 많다. 뛰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는 모나코 왕국의 왕비가 되면서 신데렐라 같은 러브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양귀비, 포사, 서시와 같은 여성들은 미모로 중국의 역사를 흔들었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파스칼은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1㎝만 낮았어도 세계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고,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름다운 외모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추천장"이라는 말을 남겼다.

 

美는 성형·다이어트로 한계

 

외모가 남녀 관계에서만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당나라는 관리 채용 때 '신언서판'(身言書判) 이라는 기준을 적용했는데, 미모가 조정을 통솔하고 백성을 돌보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물론 여기서 '신'(身)은 단순히 잘생긴 얼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신수'(身手)를 의미한다.

성형외과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연예인이 아니라 평범한 남자들 중에도 여성처럼 피부를 가꾸고 매일 화장하는 사람이 드물지 않은 세상이다. 그러니 외모 지상주의라는 말이 과장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쓰는 '외모 지상주의'라는 말에는 말 그대로 외모가 우열의 최고 기준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외모에만 치중하느라 내면 가꾸기를 등한시하는 세태에 대한 조소와 일침이 내재되어 있다. 아름다운 외모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겉모습에만 치중하는 세태에 반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똑같이 크고 빛나는 눈이지만 어떤 사람의 눈은 예쁘게 보이는데, 다른 어떤 사람의 눈은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경우가 흔히 있다. 눈, 코, 입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잘생겼는데, 호감이나 신뢰를 느낄 수 없는 얼굴도 있다.

백화점에서 판매할 때는 같은 핸드백, 같은 옷, 같은 모자였는데, 각자가 몇 년 쓰고 나면 전혀 다른 물건이 되어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핸드백과 옷, 모자가 그것을 쓰는 사람의 생활을 닮아가기 때문이다.

사람의 외모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아기 때는 누구나 맑은 심성과 부드러운 피부를 뽐내지만, 살아오는 동안 햇빛과 세상살이의 풍파를 견뎌내느라 심성과 피부는 거칠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일부러 시간을 내고, 돈을 투자해서 피부를 가꾼다. 마찬가지로 우리 마음과 태도 역시 일부러 애를 써서 가꾸지 않으면 쉽게 망가진다는 점에서 쌍둥이처럼 닮았다.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망울, 고승의 편안하고 기분 좋은 미소, 어린아이의 천진한 얼굴에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이런 아름다움을 성형이나 다이어트 식품만으로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정신·생활·말씨 더해져 완성

 

최종적으로 아름다운 외모를 완성하는 데는 맑은 정신, 번뇌와 욕심 없는 마음, 담백한 생활, 반듯한 행동과 부드러운 말씨가 더해져야 한다.

"매력적인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고,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보아야 할 것이며, 날씬한 몸을 갖고 싶으면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배우오드리 헵번의 말이다.

기해년 새해 우리 모두 아름다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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